
40년 가요 인생을 무대 한 번에 마침표 찍는 게 가능할까? 임재범이 5월 16~17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나는 임재범이다’ 서울 앙코르 공연으로 마지막 무대에 오른다. 1만6000명을 울렸던 1월 본공연 이후 4개월 만, 가왕이 무대 위에서 남기는 마지막 인사를 정리한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임재범은 데뷔 40주년을 앞두고 신곡 발매를 준비하던 가수였다. 그런데 이번엔 같은 무대에서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1년 사이 무슨 일이 있었나? 가왕은 1월 4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40주년 공연을 끝으로 무대를 떠나려고 한다”고 갑작스러운 가요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1월 17~18일 KSPO돔에서 본공연을 마쳤고, 이제 5월 16일 토요일과 17일 일요일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서울 앙코르 무대를 끝으로 진짜 마지막을 맞이한다. 팬들에게는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가왕의 목소리를 마주할 마지막 기회다.
어떤 무대로 끝내려는 거야?
이번 서울 앙코르는 1월 KSPO돔에서 펼친 40주년 본공연의 연장선이다. 다만 회장 규모는 더 작아졌다. 양일 합산 약 1만6000명을 채웠던 KSPO돔(체조경기장)에서 약 3500석 규모의 올림픽홀로 옮겨졌다. 작은 공간을 일부러 택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임재범은 1월 본공연 무대에서 “오늘 이 공연이 슬픔의 장이 아니라 서로에게 따뜻하게 인사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앙코르는 그 인사를 가장 가까이서 나누는 자리다. 공연 시간은 16일(토) 오후 6시, 17일(일) 오후 5시. R석 17만6000원, S석 16만5000원, A석 15만4000원. 가왕의 마지막 인사를 듣기 위해 전국에서 팬들이 모이는 진짜 작별 무대다.
첫 번째 장면 — 오프닝부터 울었다
1월 본공연 오프닝에서 임재범은 ‘내가 견뎌온 날들’과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연이어 열창했다. 두 곡 모두 그가 인생을 견뎌온 시간을 압축한 가사다. 이번 앙코르도 같은 오프닝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본공연을 본 관객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장면은 첫 곡이 끝난 뒤 임재범이 무대 위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는 순간이었다. 그 짧은 침묵 속에서 1만6000명 객석에서는 박수와 환호 대신 정적이 흘렀고, 누군가 작게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가왕의 가창력은 변함없이 묵직했지만,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무대 위에 얹히는 순간 객석은 이미 흔들리기 시작했다.
두 번째 장면 — 대표곡 메들리, 노래로 인생을 말하다
본공연 셋리스트의 중반은 가왕의 대표곡 메들리였다. ‘낙인’, ‘위로’, ‘너를 위해’, ‘사랑’, ‘고해’로 이어지는 곡 순서는 단순한 히트곡 나열이 아니라 임재범의 음악 인생을 시간순으로 풀어놓은 자전적 구성이었다. 특히 ‘사랑’ 무대에서는 객석이 한 목소리로 후렴을 따라 부르며 가왕과 1만6000명이 하나의 합창단처럼 노래했다. 앙코르 무대에서도 이 메들리는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1990년대 후반 ‘고해’로 한국 발라드의 정점을 찍었던 가창력이 30년 가까운 시간을 지나 여전히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번 공연의 가장 큰 메시지다.
세 번째 장면 — 신곡까지 더한 마지막 셋리스트
가왕은 은퇴를 선언했지만 무대 위에서는 멈추지 않았다. 본공연에서 임재범은 지난해 발매한 ‘니가 오는 시간’과 ‘인사’에 이어 최근 공개한 신곡 ‘라이프 이즈 어 드라마(Life Is a Drama)’까지 무대에 올렸다. 데뷔 40년 차의 가수가 마지막 공연 셋리스트에 가장 최근에 쓴 곡을 넣는다는 건 흔치 않은 선택이다. 임재범은 이전 인터뷰에서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는 겁도 없이 달려들어서 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했다. 그런데 10년, 20년, 30년이 지나니 소리 내는 것조차 하나하나가 두렵다”고 했다. 그래도 신곡까지 끌고 나온 셋리스트는, 그가 끝까지 현역으로 무대를 채우겠다는 마지막 자존심처럼 읽힌다.
사진=스포티비뉴스 / 블루씨드엔터테인먼트
네 번째 장면 — 1만6천 팬의 떼창과 문체부 공로패
1월 17일 본공연 현장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이 직접 찾아와 임재범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 가수 한 명에게 정부 장관이 무대 뒤가 아니라 공연 중간에 공로패를 건넨 장면은 가요계에서 보기 드문 풍경이었다. 이 순간을 본 임재범은 무대 위에서 “벅찬 감동을 잊을 수 없다”고 짧게 말했고 객석은 일제히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번 5월 앙코르에서도 비슷한 떼창과 기립 장면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회장 크기가 작아진 만큼 가왕과 팬의 거리는 훨씬 가까워지고, 그만큼 한 명 한 명의 표정이 무대 위에서도 보일 것이다. 가왕에게도 팬에게도 가장 잔인한 거리감이다.
팬덤 분위기는 어디로?
팬덤은 1월 본공연 이후 일종의 애도 모드에 들어갔다. 공연 직후 SNS와 커뮤니티에는 “마지막인 줄 알면서도 박수칠 수밖에 없는 무대”, “무대 위 가왕이 너무 멀쩡해서 더 슬프다” 같은 후기가 줄줄이 올라왔다. 이번 앙코르 티켓팅에서는 R석이 분 단위로 매진됐고, 일부 좌석은 1차 본공연 티켓을 놓친 팬들이 4개월을 기다린 끝에 잡은 자리다. 일부 팬은 16일과 17일 양일권을 확보해 이틀 모두 같은 자리에서 가왕을 마주할 계획이다. 가요계 안팎에서도 “임재범의 은퇴는 한국 발라드 신의 한 챕터가 끝나는 일”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가왕의 작별 무대는 그래서 한 가수의 콘서트가 아니라 한 세대의 마침표로 받아들여진다.
🧠 분석 — 임재범 은퇴가 한국 발라드 신에 남기는 것
임재범의 은퇴는 단순히 한 가수의 무대 퇴장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임재범은 1990년대 후반 ‘고해’와 ‘너를 위해’로 한국형 가창 발라드의 정점을 찍은 가수다. 김건모, 신승훈, 이승철과 함께 그 시기를 끌어올린 4인 가운데 한 명이며, 특히 임재범은 발라드와 록을 가로지르는 묵직한 톤으로 후배 보컬리스트들에게 가장 자주 인용되는 레퍼런스였다.
그런 가수가 무대를 떠난다는 건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1990년대 후반 발라드 황금기를 함께 만든 가수들이 무대에서 차례로 내려오는 흐름의 한 정점이라는 점이다. 둘째, 가창력 중심의 라이브 신이 한국 가요계에서 더 좁아진다는 점이다. 케이팝 아이돌 산업이 글로벌 무대를 휩쓰는 동안, 국내 라이브 신은 트로트와 OST, 일부 발라더로 좁아져 왔다. 임재범이 무대를 떠난 자리를 누가 채울 것인가에 대한 답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셋째 흐름은 가수 본인의 선택이다. 임재범은 인터뷰에서 “다른 분들은 괜찮다고 해도 저는 늘 미련이 남는다. 호흡이 맞았나, 가사 전달은 제대로 됐나 하고 뒤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진다”고 말했다. 가창에 대한 자기 기준이 흐려질 가능성을 스스로 인정하고 정점에서 내려오는 결정은, 한국 가요계에서 보기 드문 형태의 마무리다. 슈가맨처럼 다시 돌아오는 가수가 흔한 시대에, 임재범의 “돌아오지 않겠다”는 선언은 그래서 더 무겁다.
마지막 앙코르 5월 16~17일 관전 체크리스트
이번 서울 앙코르를 더 깊이 즐기고 싶다면 아래 6가지를 미리 챙겨두면 좋다.
1) 공연 시작 시간: 16일(토) 오후 6시, 17일(일) 오후 5시. 토요일과 일요일 시작 시간이 다르므로 티켓을 다시 확인할 것.
2) 공연 장소: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1월 본공연이 열렸던 KSPO돔(체조경기장)과는 다른 회장이므로 도착 동선을 미리 검색할 것.
3) 셋리스트 흐름 예측: 1월 본공연 기준으로 ‘내가 견뎌온 날들’~‘이 또한 지나가리라’로 오프닝, ‘낙인’~‘고해’ 메들리 중반, ‘라이프 이즈 어 드라마’가 후반 키포인트로 배치됐다. 미리 가사를 한 번씩 다시 들어두면 떼창 합류가 훨씬 매끄럽다.
4) 이머시브 음향 시스템: 1월 본공연부터 도입된 입체 음향 시스템이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가능한 좌석은 가왕의 톤 변화가 가장 풍부하게 들리는 중앙 블록을 노릴 것.
5) 굿즈와 팬 메시지 코너: 본공연에서는 객석 사이에 임재범의 40년을 정리한 사진과 팬 메시지 코너가 운영됐다. 공연 입장 30분 전 도착하면 무대 외 콘텐츠도 함께 챙길 수 있다.
6) 공연 종료 후 동선: 올림픽홀은 지하철 5호선과 9호선 올림픽공원역에서 도보 10분 거리. 토요일 저녁 공연은 종료 직후 인파가 몰리므로 사전에 귀가 동선을 미리 짜둘 것.
마무리
임재범 본인이 무대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번 공연이 슬픔의 장이 아니라 따뜻한 인사의 자리가 되길 바라는 팬이 많다. 40년 가요 인생의 마지막 무대를 어떻게 기억하고 싶은지, 여러분 생각은 어떤가? 가왕의 어떤 곡이 인생 곡으로 남았는지, 댓글로 풀어볼래?
📺 참고 영상
영상=JTBC 뉴스룸 임재범 은퇴 선언 인터뷰
📰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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